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미국·일본·인도·호주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 장관 회의가 18일(현지 시각) 열렸다. 이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등 4개국 외교장관은 이날 화상 회담을 했다. 쿼드는 사실상 중국견제용 다자안보협의체로, 2019년 첫 회담 이래 이날 세번째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담 직후 4개국 장관은 무력이나 강압으로 인도·태평양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어떤 시도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회의에서) 다양한 부문에서 기존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 계속됨에 따라 기본 가치를 공유하고 법치에 기반해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 강화를 추구하는 우리 4개국의 역할은 더욱 커질 뿐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4개국 장관은 장관급에서 최소 연 1회, 고위급과 실무급에서 정기적으로 쿼드 회의를 하자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는 항행의 자유와 영토의 보전을 포함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증진하는 데 있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들은 이밖에 코로나 대응과 기후변화 협력 등을 논의하고 이러한 글로벌 도전을 함께 다뤄가기로 약속했다고 미 국무부는 전했다.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관련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의 복원에 관한 시급성도 논의했다. 아울러 장관들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중요성에 대한 상호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들을 신속하게 폐기하고 있지만, 쿼드를 계승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한 싱크탱크 대담에서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인 미국의 정책을 구축할 근본적인 토대”라며 “우리는 진정으로 그 형식과 메커니즘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