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은 19일(현지 시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해결을 위해 빈곤국 지원을 확대하기로 하고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에는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G7정상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세계보건기구(WHO) 중심의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 대한 지원금을 75억달러(8조3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행 35억달러에서 40억달러를 추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40억달러, 독일은 추가 15억유로, 유럽연합(EU)은 지원금을 지금의 2배인 10억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코로나 백신을 빈곤국가에도 배분하는 한편, 중국·러시아의 ‘백신 외교’를 견제한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코로나 감염증은) 세계적인 감염병이기 때문에 세계가 모두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와 미국이 아프리카에 백신을 보내지 않으면 중국과 러시아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들은 또 코로나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부양책을 계속 펼치기로 했고, 그 방식은 친환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중국에는 함께 맞서기로 했다. 이들은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에 대응하고, 공정한 다자간 무역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법을 모색하려 한다고 전했다. 정상들은 또 앞으로 보건 위험에 대비한 조기 경보와 자료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보건협약 체결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이 또한 중국이 최근 WHO에 자료제공을 거부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인권 문제 또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내 인권 상황과 이 문제에 대해 각국이 협력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정상들은 또 이날 올해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일본의 계획을 지지하는 데 뜻을 함께 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회의에서 인류가 코로나 감염증을 이겨낸 증거로 올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하겠다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정상들은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 “코로나 감염증을 극복한 세계 결속의 증거로 도쿄올림픽을 올 여름 개최한다는 일본의 결의를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중보건과 경제위기를 끝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G7 정상들은 오는 6월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의 휴양지인 카비스 베이에서 대면 회의를 연다. 대면 정상회의에는 한국과 호주, 인도, EU도 초청국으로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