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25일 자민당 국방부회·안전보장조사회와의 합동회의에서 중국 해경국 선박 등의 선원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상륙할 경우, ‘위해(危害) 사격’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회의에서 센카쿠 열도에 상륙하려는 일련의 행위는 ‘흉악죄’에 해당해 선체(船體)에 대한 위해 사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센카쿠 열도는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을 관할하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해상보안관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유사시 무기 사용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경찰관직무집행법 7조에 따라 정당방위 외에 흉악 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이 저항할 경우 등에 한해 무기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석돼 왔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은 이날 회의를 통해 중국의 센카쿠 열도 상륙 행위를 흉악죄로 규정, 무기 사용 조건을 확대해 운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해경국 요원의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위해 사격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의 이런 태도는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중국이 이달부터 유사시 해경의 무기 사용을 인정하는 해경법을 시행한 것과 연관돼 있다. 자민당은 중국의 신(新)해경법이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 지배를 위협한다며 해상보안관의 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해왔다. 스가 총리는 25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전화 회담에서 중국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