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공급 물량을 두고 유럽연합(EU)과 영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U는 영국에서 EU회원국으로 오는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면서 영국으로의 백신 수출 차단을 시사했고, 영국은 이에 대해 비민주 국가들이나 쓰는 벼랑끝 전술이라며 비난했다.

1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U회원국의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영국에서 EU로 배송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백신을 생산하는 국가들에 많은 것을 수출했다. 우리는 이를 개방을 위한 초대라고 생각했고 그 국가들의 수출 물품이 EU로 돌아올 것을 기대했다”며 “우리는 수출에서 상호주의와 비례성을 보기를 원한다. 우리는 어떤 수단이라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EU 회원국 지도자들과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6주동안 (EU에서) 1000만회 분량의 백신이 영국으로 수출됐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영국에서 백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백신 생산국들로의 수출이 그들의 개방성 수준에 따르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유럽이 공정한 몫을 차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영국은 반발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우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유럽의 친구들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합법적으로 계약된 (백신)수출량을 줄이거나 방해한 적이 없다”며 “솔직히 (EU와 영국이)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이 놀랍다. (이런 대화는) 통상 덜 민주적인 국가가 벼랑끝 전술을 쓸 때 영국과 유럽이 팀을 이뤄 반대할 때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 EU회원국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약 물량 대비 50% 줄인다고 통보해 EU 회원국의 불만을 사고 있다. EU는 지난 1월에도 영국에 본부와 공장을 둔 아스트라제네카에 백신 공급 계약을 이행하라고 압박하면서 EU 역내에서 생산된 백신의 영국 수출을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는 지난 1월 EU 역내에서 생산된 코로나 백신을 역외로 수출할 때 회원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제도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호주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