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 시각) 미 알래스카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회담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양국 간 고위급 대면 회의인 데다, 미국이 대중 강경 기조를 고수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진행되는 회의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오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 측에서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회담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신장,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 등을 포함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의) 이와 같은 각 행동은 글로벌 안전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의 우려에 대해 솔직히 얘기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갈등을 추구하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환영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 친구들을 위해 원칙을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미국은 다른 나라를 압박하기 위해 군사력과 금융 우위를 활용한다”며 “국제무역의 미래를 위협하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 홍콩, 대만은 모두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다. 중국은 미국의 내정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미국의 인권인 최저 수준에 있다” “미국에서 흑인이 학살당하고 있다” 등의 거친 표현도 동원했다.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초청으로 알래스카에 온 것을 언급하면서 “새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이 17일 홍콩 민주화 운동 탄압을 이유로 중국과 홍콩 고위 관리 24명에게 금융 제재를 가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중 양측은 이날 두 차례, 19일 오전 한 차례 회담을 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