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지역 사회 지도자 및 의원들과 만난 후 연설을 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와 폭력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미국 국민에게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방문, 아시아계 지도자들을 면담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애틀랜타 방문은 지난 16일 애틀랜타에서 일어난 연쇄 총격 사건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숨졌는데, 한인 4명을 포함해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 지도자들을 면담한 뒤 에머리대에서 연설했다. 그는 연설에서 “아시아계 지도자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졌고 (이들에게서 들은 얘기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이었다”며 운을 뗐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총격범의 범행 동기가 무엇이든, 우리는 이것을 안다”며 “너무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걱정하며 거리를 지난다. 공격과 비난을 당하고 희생양이 되고 괴롭힘을 당해왔다. 언어·물리적 공격을 당하고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아시아계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많이 고통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증오와 폭력은 보이는 곳에 숨어있고 침묵과 자주 만난다. 이는 우리 역사 내내 사실이었다”면서 “이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증오의 피난처가 될 수 없다. (증오 범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애틀랜타를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폭력과 증오 범죄, 차별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19일(현지 시각)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범행 현장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공간에 한 시민이 '반(反)아시아계 증오 범죄를 멈춰라'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놓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앞서 총격범 로버트 에런 롱(21)이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운데, 미국 사회에서 그의 범행이 증오 범죄인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당초 경찰은 초동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롱이 섹스 중독에 빠졌다고 진술한 것을 그대로 공개, 증오 범죄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경찰은 증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대해 “내게 증오 범죄처럼 보였다. 증오 범죄 이외의 다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