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한 축구 단체들이 30일(현지 시각)부터 4일간 소셜미디어 전면 보이콧에 나서기로 했다. 소속 선수들에 대한 소셜미디어에서의 인종차별이 계속되자 이에 항의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취지다.

지난 12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이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보냈다. 토트넘은 이에 대해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우리 선수 1명이 인종 차별을 당했으며, EPL에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EPL은 24일 홈페이지에 “영국 축구협회(FA)·EPL·영국 축구 리그(EFL) 등 단체들은 4월 30일 오후 3시부터 5월 3일 오후 11시50분까지 소셜미디어 이용을 보이콧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각 리그·단체 소속 구단의 소셜미디어 계정 활동이 중지될 예정이다.

영국 축구계가 팬과의 소통 창구인 소셜미디어 활동을 중단한 이유는 소셜미디어에서 선수들에 대한 인종 차별이 자주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에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9)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 후 일부 맨유 팬들에게 인스타그램에서 악플 세례를 받았다. 당시 맨유 팬들은 “쌀 먹는 사기꾼” “구멍처럼 작은 눈” 등의 인종차별 댓글을 달았다.

인종차별 댓글에 시달린 건 손흥민뿐만이 아니다. 전 프랑스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도 오랜 기간 인종차별에 시달리다 지난 3월 자신의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했다. 이달 초에는 리버풀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네이비 케이타·사디오 마네 등도 인스타그램에서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미 몇몇 구단은 자체적으로 소셜미디어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축구 선수 기성용의 전 소속 구단인 스완지 시티도 이달 초 1주일간 소셜미디어를 보이콧했고, 버밍엄 시티와 스코틀랜드 리그의 레인저스 역시 이에 동참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21일 팔로어가 아닌 이들이 보내는 악성 메시지를 자동적으로 걸러내는 기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