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수수료 30% 부과를 놓고 게임 개발사 에픽 게임스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법정에서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은 돈 때문이 아니라 이용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쿡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지법에서 열린 재판 증인으로 나와 약 4시간 동안 증언했다. 그가 법정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리는 돈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 이용자에 대해 생각한다”며 애플이 수익을 좇아 앱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높은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는 에픽게임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쿡 CEO는 또 다른 앱스토어를 금지하고 판매되는 모든 앱을 꾸준히 검토하는 조치는 보안을 위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플이 리뷰 절차를 없애면 앱스토어가 얼마나 해로운 난장판이 될지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쿡CEO는 또 애플이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에 직면해있다며 구글·삼성·화웨이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고 CNN은 전했다.
쿡 CEO는 이날 재판장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가 “왜 개발자들이 애플의 결제 시스템이 아닌 더 저렴한 결제 옵션이 있다는 것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하느냐”고 묻자 “앱스토어에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잠재적 고객을 끌어들일 무료 앱도 많이 있으며, 다른 결제 옵션을 허용하면 본질적으로 지식재산권으로 얻을 수익을 모두 포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로저스 판사는 팀 쿡에게 “내가 보기에 당신은 개발자로서의 관심사를 떠나 (공정한) 경쟁을 해야한다는 중압감을 느끼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등 쿡과 몇 차례 날선 공방을 주고받는 장면도 펼쳐졌다.
이번 재판은 오는 24일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소송은 연간 1000억달러(약 112조원) 규모의 ‘앱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는 ‘세기의 재판’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픽게임스는 총 쏘기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업체인데, 애플의 앱 장터 운영에 ‘고객사’가 정면 도전하는 첫 사례다. 핵심 쟁점은 애플과 구글 같은 앱(응용프로그램) 장터 사업자가 앱 유통을 통제하고 결제 수수료를 받는 것의 독점 행위 여부다. 만약 애플이 패소한다면, 애플과 구글이 지배해오던 앱 유통 시장구조 체계가 무너지게 된다. 소송 맞상대가된 애플과 에픽게임스는 원래 IT 업계에서 찰떡공조해오던 사이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