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유튜브에 올라와 인기를 끈 영국 형제 영상의 NFT(대체불가토큰) 소유권이 경매 끝에 약 8억6000만원에 팔렸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특정 디지털 파일이 원본임을 증명해주는 ‘원본 증명서’다.

'찰리가 날 또 물었어' 영상 캡처. /유튜브

AFP통신은 2007년 5월 게시된 영상 ‘찰리가 날 또 물었어(Charlie bit my finger - again!)’의 NFT가 23일(현지 시각) 76만999달러(약 8억5700만원)에 낙찰됐다고 24일 보도했다. 23일은 영상이 게시된 지 딱 14년이 된 날이다.

이번 경매에는 11개의 유튜브 계정이 입찰했다. 경매 막바지 ‘mememaster’라는 이름의 계정과 ‘3fmusic’이라는 계정의 입찰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결국 3fmusic 측이 승리해 NFT 소유권을 손에 넣었다.

이 영상은 영국 버킹햄셔주 말로시에 사는 해리(17)·찰리(14) 데이비스 형제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겼다. 2007년 형제의 아버지는 두 아이가 함께 노는 모습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55초 길이의 영상에는 갓난아기인 찰리가 형 해리의 검지 손가락을 깨무는 장면이 나온다. 손가락을 물린 해리는 “아야, 찰리” “찰리, 정말 아파”라고 소리치며 얼굴을 찌푸린다. 지난 14년간 이 영상은 전 세계에서 8억8300만회 이상 조회됐고, 온라인에서 회자되며 각종 패러디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 경매로 인해 오는 30일 이후에는 유튜브에서 삭제될 예정이다.

앞서 데이비스 가족은 이 영상의 NFT를 경매에 부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영상을 올렸던 때에는 유튜브가 새로운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NFT가 신나는 새 현상”이라고 했다. 형제의 아버지 하워드 데이비스는 돈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경매에서 50만 달러에 낙찰된 '재앙의 소녀' 사진. /데이브 로스(Dave Roth)

최근엔 그간 유명했던 인터넷 ‘짤’들에 대한 NFT 경매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16년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주택가 화재 현장 앞에서 묘한 웃음을 짓는 ‘재앙의 소녀(Disaster Girl)’로 알려진 사진의 NFT는 지난달 경매를 통해 50만 달러에 낙찰됐다.

지난 2월엔 니얀캣(Nyan Cat)으로 알려진 타르트 몸통을 가진 고양이가 하늘을 나는 이미지의 NFT가 경매를 통해 약 58만 달러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