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 블룸버그통신, USA투데이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BBC 등 세계 유수 언론 웹사이트가 한 때 일제히 접속이 마비됐다. 프랑스 르몽드, 덴마크 TV2 방송, 이스라엘 하레츠를 비롯해 영국 정부 홈페이지(uk.gov)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도 접속불능 상태에 빠졌다. 피해를 입은 홈페이지중에는 미국 백악관 웹사이트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백악관 홈페이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국내외 정책 관련 성명과 브리핑 자료 등이 가장 먼저 올라오는 창구 중 한 곳이다.
이날 접속 마비 상태가 벌어졌을 때 이들 홈페이지에 접속할 경우 하얀 백지 바탕에 에러가 났다는 메시지만 뜨거나 기존의 홈페이지 틀이 완전히 무너져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일시적으로 복구가 됐다가도 다시 마비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 이같은 상황은 한 시간쯤 지나서야 피해 홈페이지들이 속속 복구되면서 해소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각국 주요 기관들과 영미권 유수 언론사들의 홈페이지가 동시에 다운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언론사와 정부의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특정 세력의 사이버 공격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이들 웹사이트가 접속 불능 상태가 된 원인은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의 기술적 문제로 알려졌다. 웹사이트가 다운된 언론사들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제공하는 업체 ‘패스틀리(Fastly)’ 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CDN은 온라인서비스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더 빠르게 전송하도록 세계 곳곳에 캐시를 저장해두는 서버를 설치해 사용자에게 가장 가까운 서버에서 콘텐츠를 전송하게 하는 기술이다. 다만 이같은 기술적 문제가 왜 일어났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패스틀리는 문제를 인정하고 “CDN 서비스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비스 장애를 집계하는 사이트 ‘다운 디텍터(Down Detector)’도 “패스틀리가 마비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들 언론사 홈페이지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한 시간여 만에 속속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패스틀리 측은 “문제가 확인됐고 수정 사항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개 클라우드 회사의 기술적 장애로 각국 주요 웹사이트가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될 정도로 관리체계가 허술한 것은 문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