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미국-러시아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CNN 기자의 질문에 “왓더헬(What the hell·빌어먹을)” 이라고 답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주로 황당함을 드러낼 때 쓰이는 비속어를 공식 기자회견에서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회견장을 나가던 중 CNN 소속 케이틀런 콜린스 기자가 “푸틴이 왜 행동을 바꿀거라고 자신하느냐”고 소리쳤다. 앞선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는 속담이 있다” “(푸틴의 행동이 어떻게 나올지) 한번 지켜보자”고 말한 데 대한 질문이었다.
퇴장하려던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의 질문에 뒤돌아서서 검지 손가락을 흔들며 “나는 자신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왓더헬”이라고 말했다. “내가 언제 확신한다고 했느냐” “이해를 제대로 못하면 당신은 직업 잘못 찾았네” 등 다소 수위 높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후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콜린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비속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통령이던 지난 2010년 3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들에게 사회 의료보험을 보장한 ‘오바마케어’ 법안에 서명한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 포옹하며 “이건 ** 대단한 일(This is a big f****** deal)!”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의 이날 기자회견 진행방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우리는 왜 바이든이 푸틴과 공동회견을 두려워 하는지 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푸틴은 55분간 프롬프터 없이 20개가 넘는 질문에 답한 반면, 바이든은 “미리 정해진 기자들의 질문 순서에 따라 프롬프터를 보고 했는데도 7개 질문에만 답을 했다”며 비판했다. 또 바이든이 “질문을 받겠다. (보좌진들이) 질문할 기자들의 이름을 적어줬다”고 한 데 대해서도 “어색하고 약해보이기까지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