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도원 화백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기간(7월 23일~8월 8일)에 선수용 콘돔을 배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다.

일본 교도통신은 21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콘돔 16만개를 준비해뒀지만, 선수들이 선수촌을 떠나 출국할 때 기념품처럼 콘돔을 나눠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도쿄조직위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선수들이 반드시 숙소와 경기장만 오가고, 경기와 상관없는 외출이나 만남은 일절 할 수 없도록 제재한다.

올림픽 무료 콘돔은 1988 서울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였다. 에이즈(AIDS)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올림픽에서도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당시 콘돔 8500개가 제공됐는데 선수 1인당 1개꼴이었다. 콘돔 배포량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늘어 2012 런던올림픽에선 15만개가 뿌려졌다. 2016 리우올림픽에선 45만개(1인당 40개)가 제공됐는데 당시 남미 지역에 뇌 손상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퍼졌기 때문이다.

당초 일본 콘돔업계는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있었다. 두께가 0.01~0.02㎜에 불과한 초박형(超薄型) 콘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사가미 등 일본 업체들은 올림픽이 자국 콘돔을 홍보할 최고의 기회가 되리라 판단하고 공장 생산 설비도 확충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사람 간 거리 두기가 의무화됐고, 외국인 관광객 방일 불허는 물론 선수들도 행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콘돔이 ‘그림의 떡’이 됐다.

한편 도쿄조직위는 방 안에서만 마시는 조건으로 선수촌 내 주류 반입은 허용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선 일반 시민들은 방역을 이유로 식당에서 술을 마음껏 못 사 먹는데, 선수들만 특별 취급한다는 반발이 나온다. 일본 야당인 입헌민주당 측은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없으며,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를 높이는 조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