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곳곳이 홍수와 폭염, 가뭄 등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상을 뛰어넘는 환경 재난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면 개발도상국은 물론, 어떤 선진국도 예상치 못한 재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발생한 폭우·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83명으로 늘었다. 독일은 최소 156명, 벨기에는 27명이 숨졌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이번에 내린 비는 1000년 만의 폭우”라며 “실종자 또는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이 아직 67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우는 일본에도 내렸다. 이달 초 간토·도카이 지역에는 이틀 새 313mm의 비가 내려 토사 5만㎥가 무너져 내렸고, 이로 인해 15여 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실종됐다. 인도 서부 뭄바이시에서도 18일 집중호우로 곳곳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최소 30명이 숨졌다.
북미 지역에선 ’100년 만의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지난달 29일 캐나다 서부 지역 기온이 49.6도까지 올라가는 등 기록적 폭염으로 700여 명이 숨졌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기온이 34.8도까지 치솟아 14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은주를 기록했다.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이 비극적인 사태들은 이상기후 상황에선 작은 섬나라든 서유럽 선진국이든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모든 국가와 기업, 개인들이 힘을 합쳐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누구보다 선진국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미국과 유럽 등 지구 최대 부자 나라들이 이상기후에 동시에 강타당하는 재앙을 맞고 있다”며 “2015년 파리협약 이후에도 유럽·미국의 탄소 배출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온난화를 늦출 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우주 비행선은 일반 여객기에 비해 60배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며 “초특급 부자들은 우주 관광에 몰두하는 대신 지구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