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제5함대가 8일(현지 시각)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이란이 연루된 공격 행위를 막기 위해 해상·공중·해저에서 3중 드론 감시팀을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제5함대의 브래드 쿠퍼 중장은 이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하고 “공중과 해상, 해저에 드론 시스템을 더 많이 투입해서, 전 해역을 살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5함대는 호르무즈해협 외에, 수에즈운하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홍해와 아라비아해, 인도양 일부를 담당한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제5함대는 ‘태스크포스 59’로 이름 붙여진 이 3중 드론 감시팀에 구체적으로 어떤 드론이 포함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AP통신은 “지난 4월 미 해군의 태평양 함대가 실험한 해상 시호크(Sea Hawk)와 시헌터(Sea Hunter), 어뢰 모양의 작은 수중 드론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드론은 극한의 환경에서 장기간 해상과 해저, 공중에 체류하면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공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제5함대가 맡은 해역은 기온이 섭씨 45도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매우 무더운 곳이다. 쿠퍼 중장은 “이곳 환경은 무인 시스템을 실험해서 배치를 확대해 나가기에 좋은 곳으로, 새 드론 시스템이 잘 작동하면 다른 함대에도 규모에 맞게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철회한 이래, 서방 국가와 이스라엘 소유 유조선이나 화물선이 이란에 나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들이 선박을 공격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2019년 6월엔 이란 혁명수비대가 미국의 무인 해상초계기 RQ-4 글로벌호크를 격추시켜 미국의 군사적 보복이 실행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한국인 5명 등 선원 20명이 타고 있던 한국 국적 유조선 ‘한국케미호’가 호르무즈해역 인근 걸프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고, 선박과 선장은 95일간 억류됐다가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