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아이오와주(州)의 첫 경선지 지위를 변경하자는 주장이 민주당에서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아이오와주는 인구 300만명(전체 인구의 1% 미만)의 작은 주이지만, ‘대선 풍향계’라는 별명이 붙었다. 첫 경선지라는 상징성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 대선 결과 당락을 좌우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경내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9월 고용 통계 발표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WP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경선지 변경 주장이 나오는 건 아이오와가 미국 전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민주당의 아이오와 경선에 참여한 이 중 백인 비중은 91%였다. 미국 전체적으로 60%인 백인 비중보다 훨씬 높다. 또 민주당의 주 지지층인 유색인종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투표를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라이머리(Primary) 체제’와 달리 아이오와는 당원에게만 투표권을 주는 ‘코커스(Caucus)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일부 당원들이 밀어붙이는 조직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대선 당이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2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를 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민주당 경선을 책임지는 전국위원회(DNC) 의장을 지낸 톰 페레즈는 WP에 “아이오와는 미국을 대표하는 주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지지층을 잘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 DNC 의장인 제이미 해리슨은 “결정이 이뤄진 것은 없다”면서도 “논의 절차가 진행되도록 내버려 두겠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아이오와를 첫 경선지에서 빼거나 경선을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 다른 주와 같은 날 경선을 치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실제 아이오와주가 첫 경선지 지위를 잃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경선 주자 간 합의가 필요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뜻을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