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14일 기자회견에서 “사업 영역을 가상화폐뿐 아니라 NFT(대체불가토큰) 등 모든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나스닥 상장 의사도 밝혔다.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은 계속 거론됐으나, 회사가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영역을 모든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두나무

이 대표는 이날 자사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세컨블록’을 통해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성장 비전과 계획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모든 오프라인 자산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앞으로 탄생할 모든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분산 저장해 해킹과 위·변조를 막는 것으로, 가상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 거래를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이 대표는 이날 두나무의 사업 방향으로 가치 극대화와 다변화, 글로벌화, 지속가능성 4가지를 꼽았다. 이를 위한 구체적 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우선 상장과 관련해 이 대표는 “올해 초 쿠팡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각각 뉴욕증시와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이 기정사실처럼 됐다”며 “언젠가 상장을 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며, 여러 요소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창립 10주년을 맞는 두나무는 올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올해 3분기까지 수수료 매출액은 약 2조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2조5939억원, 당기순이익 1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두나무는 글로벌 종합 거래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나무는 BTS 소속사인 하이브와 내년 미국에서 합작법인(JV)을 설립해 BTS를 비롯한 소속 아티스트의 NFT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기자 간담회에 함께한 임지훈 전략담당이사(CSO)는 “글로벌 K팝 시장이 크기 때문에 사업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 미국이 가장 최적”이라며 “두나무는 NFT 사업을 업비트(가상화폐 거래소)만큼 커질 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2~3년 전 해외로 나가면 잘될 것 같았는데, 해외 송금이 안 돼 여러 기회를 놓쳤다”며 “하이브와 미국에서 NFT 합작회사를 세우는 것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지분 1%를 취득한 두나무는 전통 금융권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향후 블록체인·핀테크와 전통 금융의 만남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며 “고객 편의를 위해 (가상화폐 거래) 실명계좌도 다른 은행에 개설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업비트 실명계좌는 K뱅크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이날 업비트를 둘러싼 독점 논란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 대표는 “작년까지 업비트는 (거래량 기준) 국내 거래소 1위가 아니었고, 최근에도 시점에 따라 점유율이 유동적”이라며 “업비트 거래량의 2배 이상 금액이 해외 거래소로 송금되는데, 국내 기준으로 독점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두나무에 따르면 업비트의 회원은 10월 기준 890만명 정도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업비트는 국내 거래소 거래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독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