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엔비디아에 매각을 시도했다 무산된 ARM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ARM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2023년 3월 끝나는 회계연도까지 ARM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ARM의 고객 다수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기 때문에 ARM을 나스닥에 상장할 가능성이 가장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ARM이 반도체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황금기’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손 회장은 ARM의 IPO에 대해 매각 시도 전에 가지고 있었던 원래의 계획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20년 9월 엔비디아는 ARM을 400억달러(약 48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혁신과 경쟁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ARM이 기반을 둔 영국뿐만 아니라 EU와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도 필요했지만, 누구도 이 거래를 성사시키려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지난해 7월 “경쟁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고, EU 집행위원회 역시 ARM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되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지난 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익명의 핵심 관계자를 인용,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