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천재적”이라고 평가했다.
2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언론인 클레이 트래비스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어제 TV에서 그 내용을 보고 ‘이건 천재적이야’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고 했다. 이어 “푸틴은 우크라이나 내 상당히 큰 지역에 독립을 선포한 것이다. 멋진 결정”이라며 “러시아는 해당 지역에 들어가서 평화 유지 세력이 될 것이다. 내가 푸틴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지역에서 러시아와 같은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서는 혹평했다. 그는 “내가 백악관에 있었다면 (푸틴이) 그런 일을 절대 벌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대응이 뭔지 아느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매우 슬픈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 NBC방송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균열은 미국 내 전통적 외교 강경파와 트럼프로 대표되는 친러시아 전략파 사이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 담당 보좌관을 맡았던 피오나 힐은 지난 20일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할 당시 푸틴 대통령과 같은 독재·권위주의 국가 정상에 호감을 나타낸 탓에 러시아가 이처럼 더욱 대담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1월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를 거두는 과정에서 푸틴 정권의 은밀한 도움을 받았다는 ‘러시아 내통 의혹’에 임기 내내 시달렸다. 또 2019년에는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의 비위를 캐도록 요구했다는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탄핵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