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 수도 키예프에서 서방의 지원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실/AFP 연합뉴스

“오늘 밤 우크라이나의 운명(Fate of Ukraine)이 결정된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우크라인시카 프라우다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정을 앞둔 25일 오후(현지 시각) 화상 연설을 통해 “오늘 밤이 매우 어려울 것이며, 적(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용한 모든 병력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예프에 대한 러시아군의 야간 총공세를 예상했다. 그는 “수도를 폭풍우 같이 몰아칠 것”이라며 “낮보다 더 힘든 시간이 되겠지만, 수도를 잃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적군의 병력 손실이 심각하다. 국경을 넘어 우리 영토를 밟은 군인 수백여 명이 오늘 사살됐다”며 “안타깝게도, 우리 역시 병력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이런 학살을 끝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돈바스와 체르니히우, 수미, 하르키우 등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가 공격 받고 있다”면서 “소년 소녀들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라”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간인과 방어를 도울 수 있는 모든 사람이 적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러시아군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해외 대피를 지원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거절하며 수도 키예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 젤렌스키 암살을 목표로 하는 러시아 팀이 이미 키예프에 잠입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25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부 관료들과 수도 키예프 정부청사 구역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아직 여기 수도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장관들과 함께 키예프에 남아 항전하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키예프 도심을 배경으로 한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전부 여기 있다. 나(젤렌스키)도 장관들도, 우리 군도, 국민들도 모두 남아 있다”며 “우리는 모두 독립을 사수하기 위해 여기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