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6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수도 키이우(키예프) 사수에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지상 병력의 경로 2곳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초 개전 후 이틀 내 함락까지 호언장담했던 러시아군이 키이우 진입에 실패할 경우 전세가 러시아 측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합동참모본부는 18일(현지 시각) “키이우를 흐르는 드니프로강 좌우 양쪽에 있는 방어선을 강화해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았다”며 “러시아군이 시 북동쪽 브로바리와 남동쪽 보리스필 주변에서의 공세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개전 초기 최대한 빠르게 키이우를 함락해 우크라이나의 사기를 꺾은 뒤, 현재의 젤렌스키 정부를 친러성향의 꼭두각시 정부로 신속히 대체한다는 것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구상은 러시아군의 키이우 진격이 20여㎞ 를 앞두고 노후 장비와 병력 이탈 등으로 지체되면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그사이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에서 드론 등 최신 군수 장비 확보에 성공했다. 우크라이나의 공습 전력이 강화될 경우 현재 공중전의 우위마저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자국군 시신 2500여 구를 심야에 극비리에 동맹국 벨라루스 호멜 지역을 거쳐 러시아로 보냈다고 미국 자유유럽방송(RFE)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RFE는 “2500구 넘는 시신이 비행기와 열차 편으로 러시아로 돌아갔다”며 “이미 이달 초에 영안실이 러시아군 시신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현지 의료진의 증언을 전했다.
호멜 지역의 한 주민은 “러시아군 부상자를 입원시키려 기존 입원 환자를 내보냈다”며 “처참하게 부상당한 러시아군 병사들의 신음 소리를 듣는 게 차마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공식적인 사상자 숫자 발표를 숨기면서 심야를 틈타 은밀하게 사망자 시신을 공수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러시아군 사망자가 잇따르자 우크라이나 파병 병력에서 징집병을 제외하고 전원 모병 군인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히는 등 민심 악화를 막고자 부심하고 있다.
반면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이어 지상군 교전까지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마리우폴시 당국은 “러시아군 전차가 시내에 진입해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 당국 관계자도 마리우폴이 조만간 함락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했다. 서방국가들은 중국이 푸틴 정권 지원에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한 견제에 본격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가 끝난 뒤 “미국은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중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 부장관도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은 역사의 옳은 편에 서야 한다”고 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원조를 고려하고 있다는 아주 신빙성 있는 증거를 확보했으며,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EU 내부 고위 인사의 경고 발언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