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지역 4국 안보협의체 ‘쿼드(Quad)’ 소속 국가인 일본·인도·호주와 대만이 ‘침묵의 암살자’로 널리 알려진 MQ-9 ‘리퍼’ 무인공격기의 해상감시용 개량형 ‘시가디언’(SeaGuardian) 도입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미국과 연합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해양력 강화에 대응하고 남중국해·대만해협 등에서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가디언은 주로 해상초계 기능을 수행하지만 유사시 공격 무기를 탑재해 바다에서 무인공격기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10월 미국 제너럴 아토믹사의 최신형 해상감시 무인정찰기‘시가디언’이 일본 현지 시험 평가 중 일본 근해를 비행하고 있다. /미 제너널 아토믹사

24일 외교 소식통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해경)과 자위대는 시가디언 24대를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고 우선 올해에 40억엔(400여 억원)을 예산에 반영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도입할 24대의 시가디언 중 18대는 해상보안청이 운용하지만 6대는 자위대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인도 해군은 지난해 인도양에서 중국 해군 활동 감시 등을 위해 시가디언 2대를 제너럴 아토믹사로부터 임차, 해상감시용으로 실전 투입했다. 인도는 총 30대의 시가디언과 육상용인 ‘스카이 가디언’을 도입할 계획이다. 쿼드 및 오커스(미·영·호주 3국 안보동맹) 핵심 국가인 호주는 시가디언 도입을 추진하다 최근 가격 급등으로 중단한 상태다. 호주 정부는 가격 협상 융통성이 큰 상용구매 방식으로 구매 방식을 바꿔 계속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의 대만해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대만도 시가디언 4대를 오는 2024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시가디언은 ‘침묵의 암살자’ ‘킬러 드론’으로 널리 알려진 MQ-9 리퍼 무인공격기를 해상 감시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 최대 비행 지속(체공) 시간은 40시간 이상, 레이더 탐지 거리는 370㎞에 달한다. 최대 2.2t의 각종 감시정찰 장비를 탑재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폭탄·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다. 시가디언 1대는 경비함정에 비해 이동속도는 10~15배, 감시범위는 약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함정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