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퇴임 후 6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 석상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라이너 호프만 독일노조연맹 위원장의 퇴임식에서 “러시아의 야만적인 침략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EU),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등이 수행하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데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전 총리가 작년 12월 물러난 뒤 공개 석상에서 국제적 현안에 대해 발언한 건 퇴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에 대해 명분이 없다는 내용의 짧은 성명을 낸 뒤 전쟁과 관련해 침묵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메르켈 전 총리의 측근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재임 중인 상황에서 또 다른 총리인 것처럼 비춰지는 것을 우려해 최대한 관여하지 않아 왔다”고 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각에서는 메르켈 전 총리가 재임 시절 보였던 러시아에 대한 유화적 태도를 상기시키며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산 가스를 독일로 직접 공급하기 위한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2를 강행한 점을 두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서방 국가들로부터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