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최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경제 전망을 놓고 잇따라 신경전을 벌였다.

3일(현지 시각)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전날 머스크는 테슬라 임원들에게 ‘전 세계 채용 중단’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경제 상황에 대한 느낌이 아주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의 신규 채용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을 약 10%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3일 ‘5월 고용 통계’ 관련 연설 자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머스크의 생각에 관한 입장을 말해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론 머스크가 그런 말을 하는 동안 포드는 새로운 전기차를 만드는 데 투자를 엄청나게 늘리고 있다”며 “중서부 지역에서 6000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투자를 늘렸다”고 반박했다.

또한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가 전기차에 비슷한 투자를 하고, 반도체 업체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투자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머스크를 겨냥해 “그의 달나라 여행에 많은 행운이 있길 바란다”(lots of luck on his trip to the moon)고 비꼬았다.

머스크의 생각과 달리 미국 내 다른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있다고 반박하는 동시에 머스크가 그간 추진해온 우주여행 사업이 잘되길 바란다는 식으로 비꼰 것이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자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스페이스X의 민간인 달 탐사 여행 관련 보도자료를 올리는 동시에 “감사합니다, 대통령님!”이란 짤막한 글을 올려 바이든의 발언에 응수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트위터

바이든 대통령과 머스크가 대립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 포드와 제네럴모터스의 전기차 생산 노력을 거론하면서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테슬라를 언급하지 않자 머스크가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머스크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자 현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 대해 “과거 민주당은 대체로 친절함을 가진 정당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투표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현재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고 비판하는 등 줄곧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상·하원의원들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으며 각을 세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