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쿠퍼’ 역을 맡았던 미국 배우 매슈 매코너헤이(53)가 아내 커밀라 알베스와 함께 7일(현지 시각)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섰다. 매코너헤이는 “이런 (총기 난사로 인한) 인명 손실이 어떻게 의미를 가질 수 있나”란 질문을 던지고 총기 규제 강화 법안의 입법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매코너헤이는 지난달 초등학교 내 총기 난사로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태어났다. 아내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 그는 최근 유밸디를 방문해 피해자 가족 등을 만났고,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발언도 공개적으로 해왔다. 민주·공화 양당 정치인들에게 관련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워싱턴DC를 방문한 길에 이날 백악관을 찾았다.
그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편 이번에는 뭔가 다르고, 어쩌면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실행 가능한 대책이 있을지 모른다는 느낌이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매코너헤이는 “텍사스주 유밸디는 내가 태어난 곳이고 내 어머니는 사건이 일어난 롭 초등학교에서 1마일(약 1.6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유치원 교사였다”며 사건 발생 다음 날 아내·자녀들과 함께 유밸디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밸디 현지 장례식장에서 만난 사망자 알리시아 라미레즈(10)의 부모 얘기를 전했다. 알리시아의 아버지 라이언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에 전주 사이의 전선을 설치하는 벌이가 좋은 정규직을 얻었다고 한다. 매코너헤이는 “이후 매일 밤 라이언은 딸에게 ‘아빠가 언젠가 너를 시월드(해양공원)에 데려가 주마’라고 말했다. 하지만 알리시아는 시월드에 끝내 가지 못했다”고 했다. 알리시아가 생전에 그린 그림을 소개하면서 매코너헤이의 목이 메었다.
매코너헤이는 해양생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또 다른 사망자 마이테 로드리게즈(10)의 얘기도 했다. “마이테는 자연에 대한 사랑을 담아 오른쪽 발가락 부근에 하트를 그려넣은 초록색 운동화를 매일 신고 다녔다. 그 초록색 운동화는 난사 사건 후 마이테의 신원을 확인하는 유일한 증거가 됐다”고 그는 말했다. 이 대목에서 백악관 브리핑룸 앞쪽에 앉은 매코너헤이의 아내 커밀라가 그 초록색 운동화를 갖고 있다가 들어 보였다.
매코너헤이는 이날 총기 구매 전의 신원 조회 도입, AR21 같은 총기를 구매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고 구매 후 대기 기간을 두는 것, 사법 당국이 위험인물의 총기를 일시 압수할 수 있는 법규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