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고르나그라트에서 찍은 눈이 녹은 마터호른. /스위스 연방 기상청

유럽에서 폭염이 지속되면서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어는점(빙점) 고도가 27년 만에 최고로 높아지며 해발 5000미터를 넘겼다. 어는점 고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물이 얼기 시작하는 0도 이하 지점의 높이가 올라가 알프스 산맥에서 눈이나 빙하로 덮여 있는 면적은 좁아진 동시에 그동안 알프스 산맥 꼭대기를 덮고 있던 빙하가 녹아내린 양은 많아졌다는 뜻이다.

스위스 연방 기상청(MeteoSwiss)은 25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알프스 상공의 어는점이 5184m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5년 7월 20일에 관측한 5117m를 67m 넘어선 수치다. 특히 어는점 고도가 5000m 이상으로 올라간 것은 이례적인 일로 기후변화가 이 같은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스위스 기상청은 설명했다.

스위스 융프라우산 같은 지점의 작년(오른쪽)과 올해 여름 모습을 비교한 사진. /스위스 연방 기상청

스위스 기상청은 작년 7월 21일과 올해 7월 22일 알프스 융프라우의 같은 지점에서 찍은 사진을 나란히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을 통해 작년 여름보다 올해 여름 만년설이 더 많이 녹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는점 고도 상승은 스위스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전날 프랑스 서부 보르도 상공 5065m 지점에서 어는점이 기록됐다고 스위스 기상청은 전했다. 스위스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달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고 있다”면서 “알프스의 빙하는 우리가 전에 본 것과 완전히 다르며 앞으로의 상황이 정말 두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