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흑해를 통해 출항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선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로이터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의 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000t을 싣고 출항한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가 이날 밤 9시쯤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 주변에 정박했다고 튀르키예 국방부가 밝혔다.
라조니호는 출항 초반 기뢰 위험 탓에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인 탓에 한때 3일 0시 이후에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우크라이나 해역을 빠져나온 뒤 속도를 높여 첫 예상 일정대로 도착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에서는 3일 오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로 구성된 공동조정센터(JCC)에 의해 선박 검사를 받게 된다. JCC는 선박에 곡물 외에 무기 등 허용되지 않은 물품이 실렸는지를 확인한 후 문제가 없으면 라조니호의 보스포루스 해협 통과를 승인한다.
이후 라조니호가 지중해를 거쳐 목적지인 레바논 트리폴리에 도착하게 되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를 통한 첫 곡물 수출이 무사히 완료된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가 봉쇄돼 세계 최대 식량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최대 2500만t가량이 흑해 항만에 묶이면서 세계는 극심한 식량난 우려에 빠졌다. 이에 이후 지난달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고 JCC가 수출입 절차 전반을 관리하도록 합의해 지난 1일 라조니호가 오데사항에서 첫 수출길에 올랐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앞으로 하루에 한 대꼴로 우크라이나에서 곡물 수출선이 출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16척의 곡물 수출선이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