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강풍에 가로수가 부러진 모습. 이날 태풍 힌남노는 오키나와 주변을 지나쳐 제주도 방향으로 북상했다. /AP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는 4일 일본 오키나와 대만 사이를 통과, 북상하면서 세력이 더욱 커지고 이동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기상청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키나와현 서쪽에 위치한 섬 구메지마를 지나 제주도 방향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태풍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45헥토파스칼(hPa)이며 중심의 최대 풍속은 초속 45m,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60m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힌남노를 태풍 가운데 최고 등급인 ‘초강력 태풍’으로 격상했다. 이달 오전에 오키나와 본섬 주변을 지나칠 때만 해도 태풍 힌남노는 중심기압 950hPa에 최대 풍속은 초속 40m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심기압은 낮아지고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오키나와 인근 바다에는 10m 정도의 높은 파도가 쳤고 주변 섬인 미야코지마에선 초속 40.1m, 이시가키지마에선 초속 37.9m의 강풍이 불면서 가로수가 꺾이기도 했다. 태풍은 많은 비를 동반해 일본 남부의 규슈 지역 일부와 오키나와 인근 지역은 5일 정오까지 24시간 예상 강우량이 각각 180㎜, 150㎜에 달할 것으로 일본 기상청은 예보했다. 오키나와현 구니가미군에선 한 시간에 61.5㎜의 집중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지마시, 다라마촌, 이시가키시 등에서 6340가구가 정전을 겪었고, 오키나와 나하공항 등에서는 항공편 268편이 취소됐다. 오키나와 본섬과 주변 섬을 잇는 여객선도 모두 결항했다. 오키나와 본섬에선 폭우에 따른 토사 재해 경계 경보가 발령됐다.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시, 미야코지마시, 다케토미초 등에선 주민 약 11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중국 동부 저장성, 장쑤성의 여러 도시는 이날 태풍 경보를 황색에서 오렌지색으로 격상했다. 오렌지색은 4단계 태풍 경보 가운데 홍색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모든 실내외 대형 행사가 중단되고 학교와 기업체에는 휴교, 휴업이 권고됐다. 저장성은 재난 대비 물자를 각지에 배치하고 모든 어선을 항구로 회항시켰다. 상하이도 창장 하구 등에서 800여 척의 선박을 대피시켰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