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수리남 정부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제작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한 가운데, 대사관은 현지 교민들의 안전을 당부했다.
주베네수엘라 대한민국 대사관은 13일 ‘수리남 한인사회 대상 안전공지’를 통해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수리남’ 방영 여파로 많이 곤혹스러우실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저희는 한인 여러분들의 안전이 가장 우려되는바, 여러분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일단 각자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조금이라도 염려되는 사안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안은 즉시 한인회장을 통해 연락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수리남은 1975년 네덜란드에서 분리 독립한 뒤 한국과 수교를 시작했다. 1993년 대사관이 철수하면서 현재 주베네수엘라 대사관이 수리남을 겸임하고 있다.
앞서 수리남 정부는 드라마 제작사에 대한 법적 조치와 함께 한국 정부에 항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버트 람딘 외교·국제경제·국제협력 담당 장관은 12일(현지시각) “드라마에서 우리나라는 마약을 거래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형편없이 묘사됐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람딘 장관은 “수리남은 오랫동안 마약 운송 국가라는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제 더는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했지만 드라마가 다시 수리남을 나쁜 이미지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
9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은 민간인 사업가가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을 검거하기 위해 국정원이 비밀 작전에 협조하는 내용이다. 드라마에서 수리남은 대통령까지 밀매 조직과 깊게 연루된 국가로 묘사된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14일 기준 ‘수리남’은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3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드라마 방영 이후 수리남 정부에서 우리 정부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한 것은 없었다”며 “외교부는 수리남과의 우호 관계 유지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