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전 세계적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인구가 사상 최다인 3억4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총인구의 4%가 넘는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15일(현지 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 같은 수치를 언급하며 “전 세계가 전례 없는 규모의 비상 사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비즐리 총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극도의 식량 수급 불안정에 놓인 인구가 7000만명 증가했다”며 “물결에 불과하던 기아 상황이 이젠 쓰나미가 됐다”고 말했다. WFP는 향후 45국에서 5000만명 이상이 추가로 기아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즐리 총장은 최근 기아 급증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흉작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물가 상승, 코로나 대유행이 촉발한 경제적 영향 등을 꼽았다. 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도 기아 인구를 급증시킨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비즐리 총장은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남수단, 예멘 등을 거론하며 “극심한 분쟁이 무고한 민간인 수백만 명을 굶주림으로 밀어 넣는 상황”이라며 “인도적 리더십을 발휘해 식량 안보 위기를 부채질하는 분쟁의 악순환을 끊어달라”고 안보리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