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에콰도르의 한 창고에서 정부 관계자가 압수한 코카인을 소각하기 위해 수레에 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미 에콰도르에서 현직 검사가 검찰청사 앞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극심한 마약 밀매를 통제하기 위해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지만, 수사 기관 등을 겨냥한 폭력 조직의 위협 수위는 한층 높아지고 있다. 현직 검사를 상대로 한 살인 사건만 올 들어 3차례 발생했다.

19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의 검찰청사 앞에서 에드가 에스코바르 검사가 출근길에 괴한 두 명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괴한들은 인근을 지나던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달아났지만, 경찰은 추격 끝에 인근 야산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에콰도르 법무부는 에스코바르 검사가 마약 밀매 범죄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와 페루 사이에 있는 에콰도르는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주요 운송 거점으로 통한다. 최근 운송 지배권을 놓고 폭력 조직 간 유혈 사태가 잇따랐다. 지난달에는 이들이 연루된 폭발 사고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에콰도르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와중에 검사 살해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마약 밀매 거점인 마나비주에서 현직 검사가 괴한들에게 살해당하기도 했다. 2019년 이후 45명이 넘는 판사가 전화와 문자 메시지, 죽은 동물이 담긴 소포 등으로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