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인 마카오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반부패 전쟁의 영향으로 몰락하고 있다.
2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올 1~6월에 마카오를 방문한 여행객은 346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83% 감소했다.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작년에 868억 파타카(약 15조4000억원)를 기록, 2019년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마카오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박 산업의 불황 탓에 실업률은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3.7%까지 올라갔다. 마카오는 코로나 이전에는 카지노 수입이 연간 50조원대에 달해, 9조~10조원 수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보다 5배 이상 큰 도박 도시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코로나 팬데믹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의 도박 중개 업자 단속이 마카오 카지노 수입 감소의 주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특별행정구인 마카오에서 중국 본토의 부유층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주던 중개 업자들이 당국의 단속으로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작년 11월 원정도박 알선 혐의로 체포된 저우차오화 선시티 창업자다. 선시티는 카지노가 금지된 중국 본토에서 8만여 명의 도박 고객을 모집한 뒤 이들이 마카오로 들어오면 도박 자금을 빌려줬다. 하룻밤에 200억원 이상을 도박으로 잃은 고객도 있었을 정도로 회원 대부분이 큰손 고객이었다. 중국 검찰은 저우차오화 대표가 215억 홍콩달러(약 3조9000억원)의 부당 이익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마카오에서 도박왕으로 불렸던 저우차오화가 체포된 뒤, 선시티는 폐업 처리됐다. 유사한 도박 중개업체들도 일제히 영업정지를 당했다. 중국 당국은 부패한 지방 관료들 상당수가 마카오의 도박 중개 업소를 이용했고 일부는 돈 세탁에도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마카오대의 한 교수는 “코로나 유행이 멈춘다고 해도 VIP 고객들은 마카오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며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회복되더라도 1900억 파타카(약 33조6000억원)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