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사업을 하는 미술품 수집가가 멕시코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의 143억원 상당 그림을 대체 불가 토큰(NFT) 형태로 판매하겠다며 디지털화한 뒤 불태워 없앤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토큰에 이미지 등 데이터를 입혀 해당 데이터가 원본이라는 것을 보증하는 데 쓰인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UPI와 멕시코 현지 언론 매체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 업체 ‘프리다.NFT’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모바라크는 지난 7월 30일 프리다 칼로의 1944년 작 채색 소묘 ‘불길한 유령들’(Fantasmones Siniestros)을 불태웠다. 모바라크가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는 칵테일잔에 그림을 고정하고 불을 붙여 태우자 주변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담겼다. 모바라크는 ‘원본’이라며 공개한 이 작품을 소각하기 전 디지털화한 파일을 NFT 1만개로 만들었다. 그는 이를 파일 1개당 이더리움 3개(약 570만원)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본 작품은 1000만달러(약 143억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각된 작품의 진품 여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모바라크가 해당 작품을 2015년에 개인 수집가로부터 사들였으며, 멕시코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미술품 딜러의 진품 감정을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멕시코 국립미술문학연구소(INBAL)는 모바라크의 연방법 위반 여부를 두고 조사에 나섰다. INBAL은 “칼로의 작품이 1984년 멕시코 국가 기념물로 지정돼 훼손할 수 없고, 작품에 대한 복제 권한은 멕시코 은행에 있다”며 “소실된 작품이 원본인지 모조품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