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에 빗대며 서방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현지 시각) 타스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외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1962년과 마찬가지로 현재 러시아는 국경에서 우리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은 1962년 당시 (미국이) 튀르키예에 설치한 주피터 미사일보다 위협이 더 가깝다”며 “(미국 등 서방이) 온갖 종류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군사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1962년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감과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때와 지금 상황이 다른 것은 1962년에는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책임과 지혜를 보였으나, 현재 미국과 그 위성국가들은 그런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미국의 직접 지시로 망쳐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유럽에서 핵무기에 대한 주제를 다소 무책임하게도 장난감처럼 다루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폴란드가 자국에 핵무기를 배치해줄 것을 미국에 요청하고 있다. 상황이 매우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서방의 긴장 완화에 대한 제안을 언제든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미국은 러시아의 ‘레드라인’이 어디인지, 그리고 왜 레드라인이 생겼는지 이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위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게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와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