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2일(현지 시각)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상당량의 탄약과 포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가 지난 9월 “러시아가 북측에 무기 수출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은밀히 무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첨단 정밀 미사일은 물론 재래식 포탄 등도 상당히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무기를 보내고 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러시아가 탄약을 받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것(무기)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무기 제공과 관련해) 유엔에서 북한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수출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위반으로, 추가 대북 제재 등을 추진할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CNN에 보낸 성명에서 “지난 9월 (북한은)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할 의도를 공개적으로 부인했지만 우리의 정보는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러시아로 가는 탄약·포탄 등을)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의 국가로 보내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이 사실을 숨기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CNN은 정보 당국을 인용해 “얼마나 많은 무기가 (러시아에) 선적되고 있는지, 또 (무기 대금을) 러시아가 어떻게 지불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부족한 무기 비축량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거래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9월 초에도 미 정부는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군사용 드론(UAV·무인항공기)을 들여온 사실을 밝히면서 “러시아군은 제재와 수출 통제로 우크라이나에서 심각한 장비 부족을 겪고 있다”고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