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핵 공격에 대비해 수도 키이우에 400개 넘는 방공호를 준비하고 있다고 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현지 방송 흐로마츠케 인터뷰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잘 풀리기만을 바란다”며 핵 비상 상황시 사용할 방공호 425곳과 물자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키이우에는 지하철 역사 등을 활용한 1000여개의 일반 방공호가 있는데, 방사능을 완전히 막을 수 없어 핵 공격용 방공호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다.
또한 핵 공격시 통신망 마비로 인한 고립을 대비해 휴대용 라디오와 확성기를 구비하고, 지하 방공호에 대피한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 등의 통신 수단을 개발하고 있다고 쿨레바 주지사는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응급구조대에 방사능 보호 장비를 지급하고, 의료진에 핵공격시 대응 방법에 대한 교육을 마쳤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NYT는 전날 복수의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군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NYT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겪은 키이우 주민들이 방사능 낙진에 대한 공포를 현실적 위협으로 느낀다고 전했다. 체르노빌은 키이우에서 100㎞가량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