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사진=연합뉴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의 순매수 1위 주식 테슬라는 올 들어 반 토막 날 정도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 침체 우려나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등 일반적 경영난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정치 성향과 경영 방식으로 인한 위험 지수가 커지면서 브랜드 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의 테슬라 주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하루에 4.7% 급락, 150달러로 마감했다. 올 초 주가가 400달러에 육박, 1조달러를 넘던 테슬라 시가총액은 현재 4744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약 5조원어치 내다팔아 주가 폭락이 가속화했다.

16일 테슬라 급락에 불을 당긴 것은 전날 머스크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주요 매체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시킨 사건이었다. 그러자 전 세계 언론과 각국 정부, 국제기구, 일반 시민들까지 세계 최고 부호의 언론 탄압을 비판, 테슬라에도 불똥이 튀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언론인에 대한 검열과 신체적 위협이 커진 지금 트위터의 조처는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엔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도 “언론 자유는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유럽연합(EU)은 트위터에 대한 과징금 부과 혹은 시장 퇴출 가능성을 경고했다. 언론 단체들은 “민주주의의 큰 위협이자 정보 권리에 대한 재앙”(국경 없는 기자회) “보복의 두려움 없이 뉴스를 보도할 기자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언론인보호위원회)라고 비난했다.

이에 놀란 트위터 측은 이틀 만인 17일 기자들의 트위터 계정을 복구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가 당국의 트위터 규제와 광고주 추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연방정부의 정책·세제 혜택을 받아온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제국까지 규제 불똥이 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두 달도 안 돼 회사에 자금을 대줄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머스크가 증오 발언 등의 콘텐츠 검열 완화, 무자비한 정리 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계정 복구 등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평판에 민감한 광고주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부채는 기존 17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7배 이상 불어났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트위터의 사용자 급감으로 향후 2년간 매출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트위터 구조를 위해 머스크가 테슬라를 ‘돼지 저금통’으로 쓸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덮치고 있다. “머스크의 괴상한 행동이 테슬라 브랜드를 당파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로이터)”는 것이다. 테슬라 3대 개인주주 레오 코관은 “머스크는 테슬라를 버렸다. 테슬라 주식은 머스크의 바보짓 때문에 가치가 없어졌다”며 CEO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