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미국을 전격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짙은 올리브색 점퍼에 카고 바지에 부츠 등 ‘전투 복장’을 연상케 하는 차림을 한 채 미국 수송기를 타고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내렸다.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러퍼스 기퍼드 국무부 의전장 등이 마중 나와 환영인사를 건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9월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행기에서 내린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나는 미국 국민과 대통령, 의회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승리를 위해 협력하기 위해 오늘 워싱턴에 왔다”며 “우크라이나의 회복력과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협상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년에는 우리 전체 영토와 국민에게 우크라이나 깃발과 자유를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백악관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아내 질 여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백악관 도착에 앞서 사우스론 현관까지 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맞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기 색과 비슷한 청색과 노란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인사말을 나눈 뒤 백악관으로 들어갔다.
정상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지) 300일이라니 믿기 어렵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겨울을 무기로 사용하려 한다”며 “미국은 단지 평화를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젤렌스키를 선정한 것을 언급하며 “당신은 미국에서 올해의 인물”이라고 치켜세우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어로 “당신의 큰 지지와 지도력에 감사한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포대를 지휘하는 우크라이나군 대위의 부탁이라며 대위의 무공훈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원한 ‘HIMARS가 여러 전우의 생명을 구했다’는 대위의 발언을 함께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받을 자격 없지만 매우 감사하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