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푸틴의 살인용병’으로 불리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와그너그룹’(Wagner Group)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기 위한 로켓과 미사일을 전달했다는 미국 백악관의 발표에 대해, 와그너그룹이 이를 즉각 부인했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와그너그룹의 소유주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성명을 내고 와그너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소문과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이 오랫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공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이날 북한이 와그너에 무기를 공급했다고 발표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추측에 근거한 진술을 하는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커비 미 백악관 조정관은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며 “북한이 와그너 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이) 와그너그룹에 판매한 무기는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푸틴의 해결사’로 불리는 와그너 그룹은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각국 분쟁에 개입해 민간인 살해와 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갈수록 와그너 그룹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북한이 러시아 쪽으로 무기를 보내고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 외무성은 23일(한국 시각) 전날 일본 언론이 제기한 철도를 이용한 러시아로의 무기 수송 사실을 부인했다. 앞서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달 20일 포탄 등 무기를 실은 열차가 북한 나선의 두만강역과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을 잇는 철로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황당무계한 모략”이라며 “있지도 않은 조·러(북·러) 사이의 ‘무기 거래’ 문제에 대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일부 불순 세력들이 각이한 목적으로 조작해내는 조·러 사이의 사실무근한 무기거래설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우크라이나에 각종 살인무장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들이밀어 이 나라에 유혈 참극과 파괴를 몰아오고 있는 미국의 범죄적 행위에 초점을 집중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