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를 입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머세드에서 지난 11일(현지 시각) 피해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전역에서 2주 넘게 이어진 강풍과 폭우, 홍수, 산사태 등으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10억달러(1조2400억원)가 넘는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내내 가뭄에 시달렸던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이날까지 주 전역에 평균 9인치 이상의 비가 내렸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일부 도시들은 이미 연간 강수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폭우에 해안과 산지, 저지대, 도심에 이르기까지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는 한 부부가 암벽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산 미겔에서는 5세 아동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샌프란시스코는 갑작스레 불어난 물 때문에 40대 여성이 자신의 차량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숨졌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바스토폴에 홍수로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됐다. /AFP 연합뉴스

새크라멘토에서는 다수의 하천 지류가 범람했고, 설치된 제방이 뚫리며 피해가 속출했다. 이로 인해 도시의 주요 고속도로가 물에 잠겼으며 농경지와 자동차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일부 주택가에서는 2층까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시속 60마일(시속 96km)의 강풍까지 겹쳐 전선이 끊어지고 나무가 뿌리까지 뽑히기도 했다. 새크라멘토 당국은 이달 초부터 1000그루 넘는 나무가 쓰러졌다고 밝혔다.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에 노숙자 2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캘리포니아 299번 국도. /AP 연합뉴스

머세드에서는 제방이 무너져 자동차들이 떠내려갔고, 플라나다에서는 주민 4000명에게 홍수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프레즈노에서는 폭우와 그에 따른 산사태로 인해 바위 조각이 도로에 흩뿌려져 일시적으로 도로가 정체됐고, 산타바바라에서도 산사태 위험으로 당국이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역의 역무원이 침수된 역에서 물기를 걷어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홍수와 산사태로 일부 도로가 폐쇄됐고, 유니언역에 물이 쏟아져 들어오기도 했다.

문제는 다음주 또 다른 폭우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폭우보다는 다소 약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미 다수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적은 양의 비라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번 사태는 심각하고 치명적”이라며 “아직 위기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