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주 리처드베이의 항구에 중국, 남아공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기 위해 온 러시아 해군의 고르시코프 호위함이 정박 중이다. /타스 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남아공 동쪽 인도양에서 3국 연합 해상훈련을 벌이고 있다. 3국 연합훈련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 중인 중·러 양국이 아프리카까지 병력을 보내 영향력을 확대·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돼 서방의 우려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 러시아 타스통신 등 관영 매체와 남아공 국방부 등에 따르면 중·러·남아공 3국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27일까지 11일간 남아공 더반 인근 인도양 해역에서 ‘모시 2′ 합동훈련을 펼치고 있다. 중국이 구축함·호위함·지원함을 1척씩 파견했고, 러시아와 남아공은 호위함 등을 투입했다. 특히 러시아는 이번 훈련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을 시연할 계획이다. 기존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불가능해 전쟁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무기다.

중국·러시아·남아공 3국 해상 연합훈련

이에 대해 미국 등 남아공 주재 서방 6국 대사들은 아프리카를 장악하려는 중·러의 군사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연합훈련이) 최선의 행동은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중국이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군력을 시험할 기회를 남아공이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들 3국은 “평화 유지를 위한 통상적 훈련”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측은 “해상 운송 보호를 위한 훈련으로, 다른 지역 분쟁과 관련 없다”며 “서방 국가들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 했지만, 특히 군사 분야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한편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자국 입지를 재구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질 바이든 여사가 오는 22~26일 나미비아와 케냐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세네갈과 잠비아, 남아공을 순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