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 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시위.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을 맞아 러시아인들이 전 세계 12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쟁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2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시위 주최 측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전 세계 45개국 120개 도시에서 해외 거주 러시아인들이 모여 시위를 진행했다.

러시아인의 주요 망명지로 알려진 조지아 트빌리시, 리투아니아 빌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각각 수백 명의 인파가 모였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기와 반전(反戰) 시위를 상징하는 흰 바탕에 파란색 줄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독일 뒤셀도르프 집회서에는 감옥에 갇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형도 등장했다.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푸틴의 사진을 불태우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을 표명하고 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시위대가 주민들에게 분쟁을 상기시키는 데 집중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러시아인 가운데 전쟁뿐 아니라 푸틴 대통령의 제국주의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 소수민족 단체는 “러시아 제국주의에 반대한다”는 팻말을 들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기간 러시아 내에서도 전사자 추모 중심의 조용한 반전시위가 포착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불명예(Disgrace)’에 전쟁을 상징하는 ‘Z’를 넣어 ‘불명예의 해(Year of Disgraze)’라는 팻말을 만들어 흔들기도 했다.

하지만 유명 활동가 막심 립칸이 시위 허가를 요청했다 체포되면서 시위가 확산할 것이란 기대도 함께 저물었다고 NYT는 전했다.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25일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활동으로 구금된 활동가들은 최소 65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