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2%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국방 예산 증가율을 3년 만에 7% 이상으로 올린 후, 올해 더 높여 잡은 것이다. 중국은 대만과 미국 밀착, 남중국해에서 미국 해·공군 활동 확대를 경계하며 군사력 증강에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5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 정부 업무 보고에서 2023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2% 늘린 1조5537억 위안(약 293조 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방 예산 증가율을 7% 이상으로 정했다. 중국은 2019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5% 인상했는데, 코로나 사태가 터진 후 2020년과 2021년엔 국방 예산을 각각 6.6%, 6.8% 증액하는 데 그쳤다. 미국과의 군사 대립이 고조되며 2022년(7.1%) 국방 예산 증가율을 3년 만에 다시 7%대로 올렸다. 중국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연간 국방 예산 증가율을 8년째 한 자릿수로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30년간 중국 인민해방군 예산은 매년 최소 6.6% 늘었다”며 “중국 국방 예산 증가율은 매년 경제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때론 경제 성장률을 넘는 수준”이라고 했다. 올해도 중국 국방 예산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 목표치(5.0% 좌우)보다 높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올해 정부 업무 보고에서 “우리 군은 2027년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 목표에 초점을 맞춰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전투 준비 태세를 높이고 군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대만 독립 추구 세력을 향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중국은 대만 독립을 반대하고 통일을 촉진할 결연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분리독립주의에 결연히 맞서 싸우고 (외세) 간섭을 저지했다고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대만 섬을 포위하고 군사 훈련을 하는 등 대만을 향한 군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중국 국방 예산은 2023 회계연도(9월 말 마감) 미국 국방 예산 8167억 달러(약 1062조 원)의 27% 수준이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보다 국방 지출액이 훨씬 많으면서도 중국 군사 위협론을 날조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외부에 발표한 예산보다 더 많은 비용을 국방비로 투입하는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