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언론 매체들은 전날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의 위협을 두고 양국이 합세해 동아시아 안보를 재구축할 태세가 갖춰졌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요미우리·아사히·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정치색에 관계없이 모두 3~7개 면에 걸쳐 비중 있게 정상회담을 다루면서 일제히 환영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일본 주요 언론은 17일 발행한 조간신문 1면 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전날 개최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정상화와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2023.3.17 /연합뉴스

아사히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한국 내에서 만만찮은 반대 여론에 부딪힌 윤석열 정부를 언급하며 “한국 여론의 이해를 위해선 일본의 건설적 관여도 빼놓을 수 없다”며 “피고 기업을 포함한 일본 기업들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먼저 손을 내민 한국 정부에 대해 일본 정부가 성의 있는 호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도 “기시다 정권은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밝힌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는 자세를 행동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상회담은 아시아 안전 보장 등에서 단순히 한일 관계 개선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군사력 확대 우려 속에 한일 간 연계가 약화되면 동아시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산케이신문은 전 정권의 반일(反日) 포퓰리즘에서 탈피한 윤 대통령을 일본이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친일 국방’이란 야당 비판에도 일본 해상자위대의 국제관함식에 한국 해군이 참여한 것이 윤 대통령의 ‘진심’이 전달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도 했다.

미국 정부는 한·미·일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한·미·일 삼각 협력에 관해 “어제 북한은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행위를 이어갔다”며 “더 안전하고 더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이란 공동 비전을 지켜가는 데 이 (한·미·일) 파트너십이 핵심적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또 이날 웬디 셔먼 부장관이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통화했다며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 정부가 역사적 사안들에 대한 ‘3월 6일 발표(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문제 해법 제시)’를 통해 양자 관계를 개선하고 인도태평양 안보, 안정, 번영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 전문가 제프리 호눙은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모든 영역에서 악화한 아베·문재인 시대와 정반대로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며 “대북 공조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