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순방에 나선 차이잉원(가운데) 대만 총통이 29일(현지 시각) 경유지인 미국 뉴욕에 도착해 경호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백악관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관례적인 경유’라고 규정하며 중국의 반발 자제를 촉구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차이 총통의 이번 방미 일정은 관례적인 미국 경유의 일환”이라며 “중국은 이를 구실로 대만해협 주변에서 공격적인 활동을 강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중 관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소통 창구를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앞서 차이 총통은 전날 중미 과테말라와 벨리즈 순방길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미국 뉴욕을 경유한다. 다음 달 5일에는 미 캘리포니아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회동 일정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은 출국 직전 타오위안 공항에서 “길이 거칠지라도 대만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길을 굳게 갈 것이고 세계로 걸어 들어갈 것”이라며 “대만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어기고 독립을 추구하는 도발 행위라고 반발하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주펑롄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훼손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또 하나의 도발”이라며 “우리는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에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감행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이 또다시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