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극우 성향 의원들이 30일(현지 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의회 화상연설 도중 퇴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극우 정당인 자유당(FPO) 소속 하원의원 20여 명은 오스트리아 하원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연설이 오스트리아가 표방하는 중립국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항의하면서 퇴장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오스트리아의 인도주의적 원조와 지뢰 제거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에 볼프강 조보트카 오스트리아 하원의장이 보다 많은 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이를 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시 말을 이어 나가자 FPO 소속 의원들이 의사당을 빠져나갔다. 이들은 자리를 떠나면서 당 로고와 함께 ‘중립을 위한 공간’ ‘평화를 위한 공간’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놓고 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회 연설 계획이 전해지자 FPO는 “어떤 형태로든 항의하겠다”고 했었는데, 연설 도중 퇴장하는 것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허버트 키클 FPO 대표는 퇴장 직후 “FPO가 우리의 영원한 중립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평화를 옹호하는 유일한 의회 내 정당이라는 사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하원 의석은 총 183석으로 FPO는 세 번째로 많은 30석을 갖고 있다. 사회민주당(40석), 신오스트리아 자유포럼(15석)과 함께 야권을 형성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FPO가 친러시아 성향의 정당이라고 전했다.
오스트리아는 1995년부터 헌법에 영구적 중립국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선 정치적으로 지지하지만 중립국이기 때문에 군사적 지원을 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