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오른쪽)가 200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대니얼스 마이스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받은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가 트럼프 기소 이후 첫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대니얼스는 31일(현지 시각)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념비적이며 서사적이고 자랑스럽다”면서 “트럼프는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아니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법에서 면제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 기소 직후부터 지지자들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소된 지 몇 시간 만에 모든 소셜미디어,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꽃뱀’ ‘창녀’ ‘거짓말쟁이’로 시작됐지만 이젠 ‘죽일 거야’라는 더 폭력적이고 생생한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자신이 폭력을 선동하고 조장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무섭다”면서도 “트럼프의 알몸을 본 적이 있는데 그가 옷을 입은 채로 더 무서울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대니얼스가 트럼프 기소로 인해 의기양양해졌다기 보단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운 편이었다고 전했다.

대니얼스는 2006년 네바다주의 한 호텔에서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후 2016년 10월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수차례 혼외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폭로하려고 하자, 트럼프 측이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침묵의 대가로 13만달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문 폭로로 트럼프를 저격하고 유죄를 받은 코언에 대해선 “그는 내 인생을 간접적으로 지옥으로 만든 것에 일종의 책임이 있다”면서도 “내 마음 속 또 다른 일부는 그가 충성스럽고 자신의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이고 (이제는) 그가 옳은 일을 하려고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니얼스는 포르노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이 자신의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내 이름 앞에 포르노 스타가 붙지 않은 적이 없다”며 “내가 교사나 회계사였다면 이름 앞에 직업적 수식어가 붙었을까”라고 했다. 이어 “음란하고 내게 불리하게 사용됐으며 내 신용을 망치기 위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당초 대니얼스는 31일 오후 한 TV 인터뷰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으나 ‘보안 문제’로 인해 인터뷰 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연기됐다. 대니얼스가 미국 내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은신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