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용 돈 제공’ 의혹에 대해 질문한 기자의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고, 기내 공간에서 내쫓으려 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인 녹취록이 3일(현지 시각) 미 언론에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3월 25일 미국 텍사스주(州) 웨이코에서 열린 지지 유세 일정을 마치고, 소규모 기자단과 함께 자신의 전용기 안으로 동행했다. 당시 뉴욕 맨해튼지검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 전 성인물 배우에게 성관계 폭로 입막음용 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 중이었고, 기소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던 시기였다. 이날 기내에 동행한 NBC 기자 본 힐리어드는 성 추문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했고, 이에 트럼프는 “가짜 뉴스”라며 격분했다.
힐리어드와 20여 분간 입씨름을 하던 트럼프는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누구 것인지 묻더니, 힐리어드가 “내 것”이라고 하자 그 휴대전화를 옆으로 집어 던졌다. 또 “힐리어드를 여기서 내보내라. 나가!”라고 소리쳤다. 전용기 내부에 있던 관계자는 “소동 이후 기자들을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켜야 했다”고 WP에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선거 캠프 대변인은 “불미스러운 일은 전혀 발생한 적 없다”며 사건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는 2018년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공격적으로 질문한 CNN 기자에게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라며 마이크를 뺏도록 하고 출입 정지를 시키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패션 잡지 엘르의 칼럼니스트였던 진 캐럴을 27년 전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캐럴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중단하는 특별법이 시행되자 “1996년 맨해튼의 한 고급 백화점 탈의실에서 트럼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