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지구 표면의 3분의 2를 덮고 있으며, 바다의 3분의 2는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공해(公海·high seas)다. 이 광활한 공해에서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기후변화 대응을 각국이 공동으로 펼칠 근거가 되는 국제 조약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유엔은 19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가관할권 이원 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BBNJ)’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협정문을 채택했다. 이는 공해 환경과 해양 생물 다양성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최초의 국제법적 구속력을 가진 다자 조약이다. 한국과 일본 등 50여 국가가 이 협정을 지지하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 60국 이상이 서명하면 정식 발효된다.
공해 중 인접국 협약에 따라 보호되는 면적은 1%에 불과하다. 이번 BBNJ 협정에 따르면 각국은 공해와 심해저에 해양보호구역(MPA) 등을 설치, 공해 내 생물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게 된다. 공해와 심해저에서 이뤄지는 각종 군사·상업 활동에 대해 환경 영향 평가를 하고, 해양 유전 자원 이용 내역을 공유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도 누릴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해양 산성화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최초의 국제법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유엔은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가장 큰 자연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경을 초월하는 위협(기후변화)에 국제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역사적 성취”라고 말했다.
한편 기후 위기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과학계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온난화와 엘니뇨 여파로 지구 기온과 해수 온도가 역대 최고치로 올라 ‘6월 폭염’이 이어지고, 남극 빙하 크기는 역대 최소 크기로 줄어들고 있다고 CNN이 19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6월 초(1~11일)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같은 기간 중 최고치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18세기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5도 이상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수면 온도도 3월부터 이례적으로 20도를 넘어 역대 가장 뜨거운 상태라고 미국 메인대 연구진은 지적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남극 해빙(바다 얼음) 크기는 지난 2월 기준 179만㎢로, 1979년 위성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남극이 겨울로 접어들며 해빙이 다시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대기 이산화탄소 농도도 5월 기준 424ppm으로 최고치이자, 산업혁명 이전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마이애미대 선임연구원 브라이언 맥놀디는 CNN에 “(이런 데이터를)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아주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