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러시아 용병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에 있던 자신의 병력이 러시아로 진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그에게 반역죄를 적용, 체포 명령을 내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 내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던 와그너 그룹 병력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문소에 있던 젊은 징집병들이 물러서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로막는 사람은 누구든지 파괴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끝까지 갈 준비가 됐다”며 러시아 수뇌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프리고진은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있던 와그너 그룹 후방 캠프를 고의적으로 포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병력이 무장 반란으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처벌할 것이라며 “이것은 군사 쿠데타가 아닌 정의의 행진”이라고 했다.
러시아 수뇌부는 와그너 그룹의 행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국가반테러위원회는 프리고진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다. FSB는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을 선동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와그너 병사들에게 프리고진을 체포하고 그의 불법적이고 위험한 명령을 따르기를 거부하라고 촉구했다. 또 “프리고진의 발언은 러시아 군대에 대한 뒤통수”라며 “러시아에서 무력 충돌을 조장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날부터 정부기관과 교통 인프라 등 모스크바의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 강화를 위해 경찰과 방위군을 배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고르 크라스노프 러시아 연방 검찰총장은 푸틴에 프리고진의 ‘무장반란’에 대한 수사 개시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크렘린궁이 (와그너 그룹의)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