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양자경(61·오른쪽)과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남편 장 토드(77). 둘은 19년간 교제 끝에 27일 결혼했다. /펠리페 마사 인스타그램

아시아계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배우 양자경(61·楊紫瓊·양쯔충)이 27일(현지 시각) 19년 동안 교제한 연인과 스위스에서 결혼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피플 등에 따르면 양자경은 이날 가족·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 장 토드(77) 전 페라리 최고경영자(CEO)와 결혼식을 올렸다. 토드는 프랑스의 카레이서 출신으로, 2009년부터 2021년까지 국제자동차연맹(FIA) 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양자경은 지난 1988년 홍콩 출신 사업가 딕슨 푼과 결혼했다가 1991년 이혼했다.

하객으로 참석한 브라질 카레이서 펠리페 마사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현장 사진에서 양자경은 크림색 실크 셔츠와 롱 스커트를 입은 채 남편 토드와 함께 지인들에 둘러싸여 있다. 또 드레스를 입은 양자경이 아카데미상 트로피를 본뜬 금색 조각상을 손에 들고 하객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청첩장에서 양자경은 “토드와 2004년 6월 4일 상하이에서 만났고, 두 달 후인 7월 26일 프러포즈를 받아 승낙했다”며 “그로부터 6992일이 지난 오늘, 제네바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특별한 순간을 함께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 사람은 처음 만난 해인 2004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동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62년 말레이시아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난 양자경은 1983년 미스 말레이시아 대회 우승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예스 마담’ 시리즈 등 1980년대 홍콩 영화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그는 ‘007 네버 다이’(1997)를 통해 할리우드 영화에서 활동해왔다. 지난 3월 주연을 맡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동양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큰 꿈을 꾸고, 그 꿈이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주세요. 특히 여성 여러분,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은 절대 믿지 마세요”라는 그의 수상 소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